윈도우 XP SP2 한글판 배포, 인터넷업계 '우왕좌왕'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2004년 09월 30일
 
MS가 지난 29일 윈도XP SP2(서비스팩 2) 한글판 공식 배포를 시작한 가운데 인터넷 업체들은 간헐적인 서비스 이상이 발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대안과 향후 발생할 문제를 예측하지 못한채 혼란에 빠져 있다.

대형 인터넷 업체와 인터넷 결제대행(PG)업체들은 임시방편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SP2 보급에 대응하고 있는 반면 정부 부처나 중소 인터넷업체들은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지 조차 모른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30일 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 이하 인기협)가 공식 접수한 SP2 피해 및 불편사례 접수 건수로만 보면 극히 미미한 상황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접수 건수가 적은 것은 한글판 SP2가 배포되기 시작한 29일이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자동 업데이트 건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데이트 건수가 많아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건수는 적지만 피해 및 불편 사례는 이미 발생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은 "SP2를 깔았더니,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고, 화면 멈춤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인기협측에 신고해 왔다.

한 대형 포털에서 운영하는 미니홈페이지에서는 SP2를 업데이트 하자 인터넷 브라우저 규격이 달라져 기존 인터넷 사이트 하단이나 양 옆이 잘려 나가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런 문제점이 발생하였던 한 인터넷 포털 업체의 관계자는 "앞으로 SP2 사용자와 이를 사용하지 않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각각 다른 규격의 인터넷 화면을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대형 포털 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들 업체의 경우 SP2가 "보안을 크게 강화한다"는 MS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넷 서비스 관행에 큰 혼란을 줄 수 있음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였기 때문이다.

더큰 문제는 중소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사이트다.

전자정부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들은 그동안 인터넷 팝업을 이용해 긴급사안을 통보해왔던 게 관행이다.

이들 모두 앞으로 통보 방식을 일제히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자정부 사용자가 일일이 자신에게 필요한 팝업 리스트를 SP2의 경고창에 설정해 줘야하는 것이다.

두가지 모두 이뤄지지 않으면 긴급통보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까지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전산담당자들은 SP2 환경에 맞춰 인터넷을 개편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 정부부처의 전산담당관은 이에 대해 "각 부처별로 1~2명이 고작인 현재 정부의 전산담당 인력이나 예산상태로는 일일이 MS의 새로운 버전에 맞춰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며 "아직 SP2 배포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담당자조차 드문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기업들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SP2가 광범위하게 배포될 경우 그동안 팝업 등을 통해 해오던 비즈니스 관행을 일제히 뜯어고쳐야 하지만, 이에 대비한 새로운 마케팅 툴을 개발해놓고 SP2 환경에 대비하고 있는 업체는 드물기 때문.

인터넷 업계는 "SP2의 보급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새로운 툴을 개발해나간다는 기본 전략 외에는 어떤 것도 아직 마련하기 어렵다"며 "상황 추이를 지켜보는게 현재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설명하고 있다.

윈도XP SP2는 팝업 차단 등을 통해 윈도의 보안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MS가 배포하는 패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팝업이 성행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관행과 맞지 않은 데다, 일부 SW와 호환이 되지 않아 충돌 현상도 발생해 그동안 MS와 인터넷 기업 사이에 이를 두고 갈등이 있어왔다.

일반 네티즌의 경우 "그동안 보기 싫었던 팝업을 보지 않아도 되고, 보안도 강화되기 때문에 좋다"는 반응과 "그동안 익숙하게 접속했던 인터넷 사이트 마저 새로 손봐야 하니 불편하다"는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