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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술을 마실 때 안주를 많이 먹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래야 술에 덜 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줄창 ‘안주빨’만 세우는 사람이 있다. 기자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안주를 많이 먹는다고 술이 덜 취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서서히 취하는 것 뿐이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위장에서 안주로 먹은 음식까지 소화시켜야 하므로 자연히 술의 흡수속도가 늦어져 늦게 취하는 것이다. 반대로 빈 속에 술을 마시면 위장이 술의 흡수에만 ‘전념’할 수 있으므로 술이 빨리 취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경우든 술에 취하는 정도는 술을 마신 양과 정확히 비례한다. 단지 빨리 취하고 늦게 취하고 차이가 있을 뿐이다. 또 술로 인해 인체 장기가 받는 데미지도 마신 양에 비례한다. 흔히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알콜 분해가 빠르므로 왠만큼 마셔도 건강에 덜 해롭고, 못 마시는 사람은 조금만 마셔도 취하므로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설혹 말술을 마셔도 안취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간과 뇌 등 내부 장기는 엄청난 데미지를 받아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술을 마실 땐 안주를 먹지 않는 게 좋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술이 덜 취하는 것 처럼 느껴지므로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된다. 그러나 안주를 먹지 않고 술을 마시면 그만큼 빨리 취하므로 술도 덜 마실 수 있고, 다음날 숙취도 훨씬 덜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은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 숙취로 고생하는 법은 그리 많지 않다.
안주를 먹지 않고 술을 마시면 위장을 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등심, 삼겹살, 오징어, 땅콩, 해물 등은 칼로리가 높을 뿐 아니라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 소금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므로 안주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이래저래 건강에 해롭다. 그렇다고 알콜중독자처럼 깡술만 들이키라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한편 술을 마시기 전에 위를 보호할 목적으로 위장약을 먹는 것 역시 좋지 않다. 대부분의 약은 간에서 분해된다. 알콜 또한 간에서 분해되므로 간은 술과 약 두 가지를 분해하는 효소를 한꺼번에 내야 하므로 그만큼 혹사를 당하게 된다.
특히 제산제 계통의 위장약은 위는 보호할지 모르지만, 위벽에 있는 알콜 분해효소의 활동까지 막으므로 제산제를 복용하고 술을 마시면 혈중 알콜 농도가 더 높아지고 더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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