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곡가가 네티즌들의 불법 음악공유로 인해 음악계가 '죽기 직전'에 내몰렸다는 하소연을 인터넷에 올렸다.
아이디가 '무너진꿈'인 이 네티즌은 지난 10일 한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한곡에 10원…작곡가 못해먹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작권에 대한 음악팬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음악업계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가수의 작곡가로 활동했다고 밝힌 그는 이 글에서 네티즌들의 불법 음악공유로 인해 작곡가들이 고사 직전에 처했다면서 법 집행을 제대로 안 한 사법당국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에는 아이 먹일 분유값이 없어서 막노동을 했다"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설명한 후 "제작자, 가수,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 연주가, 엔지니어, 안무가, 스타일리스트 모두 지금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작사·작곡가들에게 한곡당 300만∼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까지 주고 작업을 의뢰하는 '정액제' 대신 음반과 스트리밍 판매에 따른 인세를 지급하는 '인세제'를 시행하고 있다. 불법 음악공유가 성행하면 할 수록 작사·작곡가들은 수입원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음악팬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핸드폰 벨소리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500원짜리 핸드폰 벨소리를 다운로드하면 이동통신사는 200원, 음반제작자는 120원, 중계업체는 75원, 가수는 55원, 연주인 단체는 20원, 작사·작곡가는 각각 10원, 편곡자는 5원을 이익으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는 "작곡가는 저작권협회에 수수료로 12% 가량을 또 떼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무가와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임금 지급, 가수에 대한 투자, 기획사 운영 등으로 인해 음반 제작자들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예전엔 나도 제작자들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제작자들도 정말 불쌍하다. 그러니까 맨날 누드나 찍고 벗는 여가수의 음반이나 제작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음반업계 종사자를 '이 세상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천대받는 직업'이라고 묘사한 그는 음악팬들에게 "남아있는 작사·작곡·편곡가들을 더이상 나처럼 만들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며 글을 맺었다.
다음은 이 네티즌의 글 전문.
아이디 빌렸습니다. 미용사의 비애?? 보고 글쓰기로 했습니다. 미용사분께 죄송하지만, 여러분들은 저희에 비하면 호강하고 계십니다. 그래도 전 누구 가수의 무슨 곡을 했다 라고 하면 다 알만한 곡쓰는 사람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미련은 없습니다. 한국 대중들의 저작권인식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은 공유라면서 공산주의보다 더 못한 삶을 작곡가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북한보니 연주가들 작곡가들 가수들이 인민배우더만요. 가장 화나는 일은 법집행을 제대로 안한 우리나라 사법당국이 원망스럽군요. 음악 20년가까이 해왔는데 더이상 미련 없습니다. 가요계에 들어오기까지 수많은 고초를 겪고, 유명 가수 작곡도 해 주었지만, 남은건 신용불량자입니다. 제작자 가수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 연주가 엔지니어 안무가 스타일리스트 다 지금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래 질 떨어지고, 외국 노래 좋으시다고요? 선진국 외국 연예종사자들은 나라에서 연금을 받습니다. 연금으로 먹고 살만 하니까 대중신경안쓰고 작곡하는 거지요. 왜 이지경까지 왔나 생각해 봤습니다. 위에 열거한 사람들이 왜 지금까지 참았는줄 아십니까??? 가요계라는데가 가수의 이미지 좋게해 스타로 만들어서 장사하는곳 이죠. 그런데 대중들에게 너희들 불법이니 어쩌고 저쩌고 하면 가수 이미지 망가집니다.. 그래서 이쪽 업계도 한 3년간은 참았던 거 같습니다. 그것이 고착화 돼버린거 같군요. 공짜세대가 10대를 뒤덮었습니다. 왜 이제야 음제협이나 저작권협회에서 난리 인줄 아십니까?? 죽기직전이니까요.. 얼마나 처절한지 모르는가본데요... 지난주는... 아이 먹일 분유값이 없어서 막노동하고 왔습니다. 작곡가는 뭘로 돈을 벌까요??? 아는분 있습니까??? 원래 작곡가는 곡비라는걸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땡전한푼 못받습니다. 한때 컴필레이션 음반이 나왔지요?? 제작자들이 작곡가한테 샀던 곡을 또쓰고 또쓰고... 그래서 저작권협회에서 앞으로 작곡가들은 돈을 받지 말고 음반과 스트리밍 다운로드 등이 팔리는데로 돈을 받자고 "인세제"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정상적으로 구매하지 않으면 작곡가들이 다 굶어 죽습니다 작곡가 말고도 위에 열거한 사람 다 죽고.. 음악업계자체가 날아가 버립니다. 이런 상황에 음악 하겠다는 사람 안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삼익피아노는 벌써 망해버렸고, 악기사는 사람이 줄다보니 음악출판계 다 죽어가고.. 대중여러분 공유 열심히 하십시오. 잘 이해를 못하시는것 같아 실제 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한마디 하죠 싸이월드BGM 핸폰벨소리에서 500원에 배경음악 같은거 깔면 이동통신사는 200원정도 먹고, 중계업체가 75원 먹고.. 작곡가는 10원 작사가 10원 편곡자 5원 연주인들총합 20원 음반제작자 120원 가수55원 먹네요 참.. 작곡가는 저작권협회에서 수수료로 12%가량 또 떼입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왜 애꿋은 제작자 가수들 욕하고 있나요?? 이동통신사들이 얼마나 폭리 취하는지 이제 알았습니까??? 게다가 핸드폰 다운로드 받을때 전송료는 이통사들이 다 먹습니다. 음반제작자들은 번돈으로 안무가들 스타일리스트들 돈주고 가수한테 또 투자 하고, 기획사 운영하면 돈이 남는줄 아시나요?? 예전엔 저도 제작자들 별로 안좋아 했는데, 제작자들도 정말 불쌍합니다. 그러니까 맨날 누드나 찍을라고 벗는 여가수 제작하는거 아닙니까 불법다운로드나 받으면서 한국가요가 저질이네 어쩌네 그런 소리 하지마십시오. 어디 이문제에 최대 피해자인 작사 작곡 편곡자들이 이렇게 글쓰는거 봤습니까? 이미지 망가지지 말고 가만히 있자... 언젠간 정상으로 돌아오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다 떠났습니다. 지금 작곡가들이 무슨 대중위해서 봉사만 하고 있는줄 아시나요? 이미 돈이 안되어서 떠날사람 다 떠났고, 제작자들도 떠날 사람 다 떠났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비싸다구요??? 그럼 싸이월드에서 음악은 500원이고 배경하나 에 1200원인데 왜 다른건 비싸다고 안합니까??? 음악 하나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사람과 노력이 들어가는줄 알고나 하는 말인가요?? 배경그림하나보다 못한 세상에서 음악만들어 뭐합니까. 지금 이세상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천대받는 직업은 음반업계 일을 하는거군요. 열심히들 공유하십시오.. 저도 작곡했던 선배형 따라 쇼핑몰 장사나 할렵니다. 열심히 공유해서 우리나라 음악을 모두 없애주십시오. 그럼.. 일좀 하고 왔더니 리플들이 와르르 달렸군요.. 읽다보니 더더욱 그만둬야겠더군요. 제글을 다 읽어보지도 않고 이런말하시는분들에게 몇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 기획사에 가서 따져라?? -> 아직 이해를 못하시는가 본데요. 여러분이 무료다운만 안 해도 먹고는 살수 있습니다. 우리 저작권료는 저작권협회에서 받는것이지 기획사에서 받는게 아니랍니다. 정상적으로 사주던지 해야 저작권통해서 10원이라도 받지요. 그리고 기획사도 돈이 없어요. 그사람들은 음원권을 가지고 있는데 음반제작자 하실분 손들어보세요 가르쳐드릴테니까 한번 해보세요. 신용불량자 되기 딱좋겠군요. * 저질 댄스 음악만 쓴다?? 어불성설인데.. 우리나라 대중가요 음악인들의 MR(가요반주)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는 아십니까? 그 정도 귀도 없으면서 따지지 마십시오. 노래 잘하는 가수들도 넘쳐납니다. 그런데? 노래잘하는 가수보다 잘생기고 예쁜 가수들이 그나마 음반도 더 팔리고, 공연도 많이 다닙니다. 왜냐?? 공연 나가보면 압니다. 좀 못생기고 노래 잘하는 가수 100명 모이면 섹시한애들오면 몇천명 모입니다 그게 우리나라 대중의 수준입니다. 그러니 댄스음악을 만들수 밖에요. 그럼 정말 품격 높은 음반은 한번 사보십시오 그쪽이 돈이 된다면 작곡가들 다 그런음악 씁니다. 그런음악 못 만들어서 안쓰는 게 아닙니다. 그나마 이게 돈이 되니까 만들지요 * 공유가 대세?? 공유가 대세라고 아주 당연히 말하는데요? 공산국가에서도 그런 논리는 없지요. 당신들이 블로그에 써논 글들 모아서 책으로좀 엮어내볼렵니다. 당신들이 만든 학교숙제 레포트 다 배껴서 공유해봅시다. 참들 생각이 짧습니다 그려.. 만드는 사람들이 다 떠나는데 공유는 뭘로 할려나?? * 왜 10원밖에 못받는걸 네티즌한테 뭐라냐고?? 제대로 알았으면 앞으로 작사작곡편곡가 제작자 가수들 욕좀 그만하시라고 쓴 겁니다 이통사나 CP업체들 횡포라는거 이해해야지요 * 왜 리메이크 판치냐구요?? 작곡가들이 인세제로 바뀌어서 음반제작자들이 옛날노래를 그냥 무료로 쓰고 음반 팔리는데로 저작권료를 내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인지도 있는 곡 리메이크 하는게 홍보비가 덜 듭니다. 이것도 불법다운 안받으시면 다 해결되는 문제라우. 제작자들이 한푼이라도 아낄려고 하는짓... 뭐 이바닥 미련없는데 답변하고 있는 제가 참 바보 같군요.마음대로 말하시고∼∼ 지금까지라도 남아있는 작사 작곡 편곡가들 더이상 저처럼 만들지 맙시다. |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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