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성폭행 절반 음주상태서 발생 … 몸가누지 못할 정도 음주는 위험
지난 5일 유선방송 채널인 동아 TV가 방영한 특선다큐멘터리 ‘위험한 오해’가 네티즌을 중심으로 화제다. 이 프로그램의 한 내용인 ‘성폭행 안당하는 7개 지침’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 읽히고 있다.
미국 대학생들의 왜곡된 ‘성의식’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제작된 이 다큐는 남자들의 여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올바른 대화방법과 구체적인 성폭행 예방책을 제시했다.
다큐는 남녀를 불문하고 상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분명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에서 문학과 역사 등을 교양필수과목으로 배우듯이 성폭행에 대한 교육 강좌를 필수과목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남성이 여성의 의지에 상관없이 성행위를 강조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송에서 제시한 ‘성폭행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일곱 가지 행동지침’을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여자를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성은 피해야 한다는 것. 인격적인 관계가 아니라 그저 하룻밤 즐길 여성을 원하는 남성과 함께 있는 것은 위험하다. 남자가 자기 친구들에게 ‘괜찮은 물건(?) 하나 건졌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자리를 뜨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남자의 호의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지 말 것. 잘 대해 줬다고 뭔가 빚진 사람처럼 거절하지 못한다면 점점 남자의 페이스에 말려들 뿐이다.
셋째, 위험한 상황은 미리 피할 것.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자고 하거나, 단둘이 드라이브를 제안할 때, 특히 조심해야 된다. 만약의 사태에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곳은 절대 가면 안 된다.
넷째, 아는 사람을 만들어 놓을 것. 자신이 어디에 누구와 있는지를, 친구나 동료가 알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 앞에서 전화를 걸어 ‘어디에 있으니, 늦으면 데리러 와라’고 친구에게 통화한다면 더욱 좋다.
다섯째, 절대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폭행의 절반이상은 음주상태에서 벌어진다. 남자가 술을 계속 권한다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마시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여섯째, 자신의 직감에 따를 것. 여성의 직감은 훌륭한 범죄경보기이다. 느낌이 안좋으면, 결례가 되더라도 무조건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자신의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애매한 대답은 남자들에게는 무조건 ‘예스’로 들린다.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는데도 계속 치근덕거린다면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다.
만약 성폭행을 당했다면 어떡해야 할까. 먼저 가까운 사람에게 알려 함께 있도록 하고, 경찰에 신고한 후 곧장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샤워를 하거나, 옷을 갈아입으면 안 된다. 성폭행은 중대한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이 빠져나가기 쉬운 범죄다. 증거를 없애면 처벌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방송에 대해 “이 지침은 합리적으로 의사소통이 되는 성인남녀 사이에서 오해로 빚어진 특수사례를 대상으로 한 것일 뿐”이라며 “이러한 행동지침이 성폭력을 피해자탓으로 돌리게 하는 결과를 빚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정미기자 pj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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