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아빠 되려면…저녁만 같이 먹어도 아이가 달라져요

[동아일보]《란(12·여) 현우(8) 정우(2) 등 2남 1녀를 둔 김창주(41·CJ제약연구소 부장) 씨는 부인 하기자(37) 씨도 인정하는 ‘100점’짜리 아빠다. 아이들의 숙제 검사, 병원 데려가기는 물론 학원 수강비도 김 씨가 학원에 직접 갖다 낸다.

“아이 편에 수강비를 보내지 않고 제가 직접 갖고 갑니다. 수강비 내면서 학원 선생님에게 아이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요.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주면서 아이 교육 방향에 대해 함께 의논해요.”

김 씨는 1주일에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답사여행을 한다. 수원 화성,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농업박물관 등 역사와 사회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을 두루 다녔다. 최근에는 유명 대학교와 특수목적고도 답사 목록에 포함됐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대신 대학 캠퍼스를 거닐면서 본인 스스로 학습 동기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 아버지의 높은 교육열이 영재 낳아

오전 7시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식사는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지만 저녁식사는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하루 평균 2시간이나 된다.

김 씨는 아이들이 잠들기 전 방마다 찾아다니며 ‘축복 기도’를 해준다. 5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해온 일이어서 이제는 아이들도 아빠의 축복기도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별 탈 없이 지낸 것에 대한 감사와 축복기도예요. 자기 전에 한 번 더 눈을 마주치고, 안아 주고, 이불도 덮어 줄 수 있어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합니다.”

김 씨도 처음부터 완벽한 아버지는 아니었다. 2001년 아내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아버지 학교’에서의 경험이 그를 180도 바꿔 놓았다. 단국대 이해명 교수는 최근 ‘자녀 성공의 Key는 아버지가 쥐고 있다’(예담출판사)는 제목의 책을 냈다. 아버지의 참여가 자녀 교육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믿는 저자는 “아버지가 아침만 같이 먹어도 자녀는 달라진다”며 자녀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관심을 강조했다.

영재의 아버지들은 자녀를 교육할 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교육 목표가 있었다.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지속적이고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이 교수는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30분씩 영어를 직접 가르쳤다. 문법은 전혀 가르치지 않고 중학교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와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도록 했다. 또 고학년이 되자 ‘명심보감’을 외워서 쓰도록 가르쳐 큰 효과를 봤다.

이 교수는 “아버지가 교육에 참여하면 아이 성적이 올라간다”며 “아버지가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이들의 독서 습관이 중요한 만큼 아버지가 스스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좋다. 또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은지 방향을 제시해 주면서 주말에는 함께 서점에 나가 책을 골라주는 아버지라면 금상첨화다.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될까. 주변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해야 한다.

전국에 있는 아버지 학교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 반까지 5주간 진행된다.

○ 양육?터득하려면 ‘아버지 학교’ 이용을

자신의 아버지,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 쓰기, 자녀와 아내와 데이트 하기, 자녀와 아내를 사랑하는 이유 20가지 쓰기 등과 같은 과제물을 내주고 있다. 1995년 문을 연 뒤 3만 명이 넘는 ‘학생’을 배출했다.

하이패밀리(www.hifamily.net)도 기독교인반, 비기독교인반으로 나눠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학교에서는 가정 내에서의 아버지의 역할, 자녀와의 대화법, 양성 평등의식 등을 배우게 돼 자녀를 제대로 양육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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